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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소설, 종이책
2015. 5...
"'피해자이면서 가해자가 될 수밖에 없었다란 문장이 있더군요"
(...)
“왜 그런 문장을 썼는지는 알겠습니다. 2차 3차 4차로 전염이 확장되니까, 어떤 환자는 전염당한 사람이면서 전염시킨 사람이 되기도 했죠. 전염력이 강한 환자를 '슈퍼 전파자'라고 한동안 부르기도 했고요. 제 생각엔 메르스 환자는 어떤 경우에도 가해자가 아니란 겁니다. 메르스에 감염되었느냐 감염시켰느냐만 놓고 피해자와 가해자를 가르는 건 지나치게 단순한 구분입니다. 환자가 메르스에 감염되고 또 감염시킬 수밖에 없었던 병원의 관습과 운영 체계를 먼저 고민해야 하는 게 아닐까요. 전염을 몇 명이나 시켰든, 메르스 환자는 모두 피해자라고 생각합니다. 메르스 환자를 전부 피해자로 둬야, 그들에게 피해를 입힌 가해자를 거론할 수 있고, 법과 제도의 잘잘못을 가릴 수 있습니다. 가해자란 단어에 책임이 따릅니다. 메르스 환자가 잘못해서 불결하거나 부정직해서 전염이 확대된 게 절대로 아닙니다. '슈퍼 전파자'란 단어만큼이나 가해자란 단어도 피해자인 환자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잘못된 시선입니다. 피해자이면서 가해자인 메르스 환자는 없습니다. 전염을 시켰다 하더라도, 환자는 피해자이면서 피해자인 메르스 환자입니다. 다시 강조합니다만, 감염시켰느냐 감염되었느냐 하는 것은 가해와 피해의 기준이 아닙니다. 이 부분을 꼭 고치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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