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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편소설, 종이책
초자아(Super-Ego)와 원초아(Id)의 변증을 받아내야 하는 자아(Ego)의 숙명적 고통.
그 고소고소하고 촉촉한 튀김가루에 마늘 가루와 후추를 넣어 염지한 닭의 몸통 같은 것이 어려서부터 친숙하고 어딘가 가족과 화평 한 주말. 개키지 않은 이불과 아빠의 다 늘어난 러닝셔츠와 까무룩 잠이 드는 강아지와 녹이 슬고 있는 아파트 현관의 철제문, 뻐꾸기 시계 등을 떠올리게 하는 닭의 그 환기의 힘 덕분에 우리의 섹스는 점점 더 순해졌다. 건전한 여가의 운동이 되고 격려의 악수가 되었다가 이윽고 뒤척임이 되었다. 파도처럼, 자연스럽게 밀려 들어왔다가 다시 반동으로 밀려 나가는 그런 오고 감은 자연스럽고 무해한 것이다. 무해하다. 레이디치킨의 기름 냄새처럼, 나는 자주 이런 생각을 했다.
옛날의 금잔디
동산에 매기
같이 앉아서 놀던곳
물레방아소리
들린다 매기
아아 희미한 옛생각
동산수풀은 우거지고
장미화는 피어
만발하였다
물레방아 소리
그쳤다 매기
내사랑하는 매기야
북방산 수풀은
고요타 매기
영웅호걸이 묻힌곳
흰비석 둘러서
지킨다 매기
아아 우리가 놀던곳
지금 우리는 늙어지고
매기 머린
백발이 다되었다
옛날의 노래를
부르자 매기
내사랑하는 매기야
- 매기의 추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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