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혐오사회 - 카롤린 엠케

by 충청도 자손박 2018. 10. 30.
혐오사회
국내도서
저자 : 카롤린 엠케(Carolin Emcke) / 정지인역
출판 : 다산초당 2017.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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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 종이책

한 번도 멸시당해본 적 없는 사람, 한 번도 사회적 경멸에 맞서 방어할 필요를 느낀적이 없는 사람, 보이지 않는 존재 또는 괴물같은 존재로 만드는 틀에 갇혀본 적 없는 사람은 모욕당하거나 상처를 입는 순간에도 분노한 사람이나 유머감각 없는 사람 탐욕스러운 사람이라는 말을 듣지 않으려고 아무렇지 않게 유쾌한 척 고마워하는 척 행동해야 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상상도 못할 것이다

한나 아렌트는 "인간의 조건The Human Condition"에서 이렇게 말했다.
“우리가 복수複數로 존재하는 한, 다시 말해 우리가 이 세계에서 살며 움직이고 행동하는 한, 유의미한 것은 오직 우리가 서로 이야기로 나눌 수 있고 또한 혼자만의 대화로도 이야기 나눌 수 있는 것, 즉 말하기를 통해서 의미가 생겨나는 일뿐이다”.
아렌트에게 다원성은 무엇보다 피해갈 수 없는 경험적 사실이다. 그 누구도 개별적으로 고립된 채 존재하지 않으며 우리는 많은 수로서, 복수로서 이 세계에서 살아간다. 그러나 현대의 다원성은 다른 모든 것이 맞추어 가야할 어떤 원原-모형, 미리 주어진 어떤 표준이 복제된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아렌트가 보기에 인간의 조건과 인간 행동의 특징을 보여주는 것은 "물론 모두가 같은 존재, 즉 사람들이지만 이사람들 중 누구도 한때 살았거나 지금 살고 있거나 앞으로 살게 될 다른 어떤 사람과도 똑같지는 않은 이주 기묘한 방식으로 같은 존재인” 그러한 다원성이다. 이 서술은 흔히 통용되는 동일성과 차이라는 관념의 모순을 아주 우아하게 보여준다.

한나 아렌트는 "인간의 조건The Human Condition"에서 이렇게 말했다.
권력은 언제나 잠재태로 존재하며, 힘이나 체력처럼 변하지 않거나 측정할 수 있거나 늘 같을 거라고 믿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중략) 권력은 사실 그 누구도 소유하고 있는 것이 아니며, 사람들 사이에서 그들이 함께 행동할 때 생겨나고 그들이 흩어질 때 사라지는 것이다.”.
이 말은 민주적이고 열린 사회의 우리에 관한 가장 적절하고 아름다운 묘사일 것이다. 여기서 우리는 언제나 하나의 잠재태로서, 변하지 않거나 측정할 수 있거나 늘 같을 거라고 믿을 수 없다. 혼자서 '우리'를 결정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우리'는 사람들이 함께 행동할 때 생겨나고 사람들이 분열할 때 사라진다. 증오에 저항하는 것 ‘우리' 안에 한데 모여 서로 이야기를 나누고 행동하는 것. 그것이야말로 용기 있고 건설적이며 온화한 형태의 권력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