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편소설, 종이책
명작
1984, 박범신...
고착화 촉진 윤활유 '선한 이웃'
"1987년, 그리고 2017년, 찬란했던 광장을 기억하며..."
"그들은 눈앞의 기발함에 탐닉하다 보이지 않는 진실을 놓쳐버렸지. 그들은 성냥이 아니라 불을 숭배했어야 해. 화르르 타오르다 꺼지는 성냥보다는 모든 것을 정화하고 파멸시키는 불을 숭배했어야 옳지. 기능이 아닌 관념. 보이는 현상이 아닌 보이지 않는 원리 말이야."
"인간은 무언가에 사로잡히기를 원하는 존재야. 예수, 마르크스, 모택동, 무슨 주의니 무슨 주의니 하는 이념들, 하다못해 엉터리 점쟁이까지. 앎으로써 믿게 되는 진실이 있는가 하면 믿는 대로 알게 되는 진실도 있다는 거지. 그러니 중요한 건 진실이 아니라 진실이라고 믿게 만드는 거야."
달라지는 것은 있겠지만 변하는 것은 없을 것이다. 자유로운 직접선거제는 항복할 수 없는 권력자들이 던진 모이에 불과하다. 독재에서 벗어난 시민들은 곧 새로운 독재에 예속될 것이다. 자유롭고 윤택하고 유혹적인 자본의 압제가 체포와 고문을 대체하며 가차 없이 작동할 것이다. 자본의 사냥개 같은 법 조항과 매스컴 기사가 법조문과 논리를 앞세우며 멱살을 틀어쥐어도, 그들은 누가 자신들을 옥죄는지 모르고 심지어 자신들이 옥죄이고 있는지도 모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