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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견 - 김숨

by 충청도 자손박 2016. 1. 5.
투견
국내도서
저자 : 김숨
출판 : 문학동네 2005.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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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소설집, 전자책


잔혹함. 거침없는 표현. 침윤하는. 우울하지만 매혹적인, 흥미가 생김.

표제작 투견. 인상 깊었음


- 투견

   식용개

- 중세의 시간

   신경쇠약에 걸린 엄마

- 느림에 대하여

   지붕에 뚫린 머리통만한 구멍만 보고 사는 오빠

- 검은 염소 세 마리

   염소를 잡아먹고...

- 지진과 박쥐의 숲

   곱추 우화

- 

   2주간의 일탈

- 카페, 천사

   나선형 계단, 빨간 비로드 천에 올라탄...

- 질병통제

   질병통제센터, 보조간호사

- 부활

   오른쪽 눈알

- 유리눈물을 흘리는 소녀

   파란 줄로 묶인 동생


초복을 앞둔 이즈음, 사형대에서는 하루에 다섯 마리 이상의 개들이 처참히 죽어나간다. 목이 졸리고 온몸이 까맣게 그슬린 채. 개들이 싸지른 오줌과 낭자하게 흘린 피가 거름이라도 되는 것일까. 감나무는 매해 6월이면 노란색 꽃을 흐드러지게 피우고, 가을에는 열매를 풍성하게 맺는다. 가을이 깊어지면 감나무는 붉은 홍시를 땅바닥으로 뚝뚝 떨어뜨리는 것이다.

- 투견 -


김숨의 소설은 잔혹하다. 잔혹함은 김숨이 조형해낸 소설적 공간이 하나같이 어둡고 음습한, 불온의 이미지로 구축되어 있다는 점에서 비롯된다. 그곳은 "지하 배수관처럼 좁고 어"두운 "골목"이자 "공장들과 빌라들과 교회들과 성당이 죽은 새떼처럼 널려 있"는 "거리"이며 "흡사 폐병든 환자의 기침 소리를 연상시"키는 "비둘기의 움음소리"와 "피를 토할 듯 울어대"는 개들의 "피오줌"이 흥건한 공간이다. 이 잔혹한 세상의 풍경 속에서 여자들은 "수은중독"에 걸린 채 기형하를 출산하고 아이들은 "죽은 태아의 시체 같"은 얼굴로 재빨리 늙어간다. 숨막힐 듯한 어두움, "무채색"의 크레파스로 조형된 이 세계는 종말이 없이 반복된다는 점에서 지옥이며 깨지 않는다는 점에서 지독한 악몽이다. 이에 현실은 단지 존재를 감금하는 "새장"이자 "감옥"일 뿐 그곳에 나 있는 작은 "구멍"조차 이들을 구원해줄 수는 없다. 김숨에게 "감금"은 존재의 선험적 조건으로 전제되고, 돌아가야할 원본성이나 진정한 질서는 애초부터 거절된다. 돌아가야할 원본성이나 진정한 질서는 애초부터 거절된다. 낭만적 원본성도 초월적 지평에 대한 기대도 없이 끝도 없는 악몽에 감금된 자들의 세계, 그것이 바로 김숨의 소설적 공간이다.

- 해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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