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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차 - 백수린

by 충청도 자손박 2016. 2. 10.
시차 Time Difference
국내도서
저자 : 백수린 / 전미세리역
출판 : 주식회사 아시아 2015.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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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소설, 종이책


짜임새있게 맞물리는 여러겹의 레이어.

사유가 깊은 사람이 아닐까한다.


네덜란드로 입양된 이모 아들에게 이모의 말을 전해야 하는 그녀.


'시차'는 글자 그대로 '시간의 차이'를 가리키는 말이다. 이를테면 누군가 한국과 에콰도르 사이에는 15시간의 시차가 있다고 한다면 그 말은 한국이 오전 아홉 시 일 때 에콰도르에서는 오후 여섯 시라는 사실을 의미한다. 그렇지만 시간의 차이는 세계의 각 지역 간에만 존재하지 않는다. 내 눈길을 끄는 것은 늘 사람과 사람 사이에 존재하는 시차였다. 사람들이 저마다 다른 속도로 흐르는 시간을 가지고 태어나기라도 하는 것처럼, 한 사람과 다른 사람의 시간이 포개어지는 순간은 언제나 허망하리만치 짧았다. 대개의 진심은 늘 너무 늦게, 혹은 너무 일찍 당도한다. 적절한 시간에 도착하지 못해 빗나가는 마음들, 생겨나는 오해들이 일상을 파문처럼 흐트러뜨렸다.


과거의 나와 현재의 나 사이의 시차는 그 무엇으로도 좁힐 수 없는 것이기에, 그녀로서는 저 자신의 어리석었던 선택으로 말미암은 결과를 받아들이고 후회를 정직하게 겪어내는 것만이 할 수 있는 전부일 테다. 그뿐일지언정, 오직 그것만이 제 삶을 온전히 제 것으로 살아내는 방법이다. 이제 그녀 앞에는 후회를 껴안고 살아가야 할 남은 삶이 놓여 있다. 힙겹고 고통스러운 여정이 펼쳐질 그녀의 삶은, 그러한 번민들이 밤하늘의 별처럼 생생하게 살아 반짝일 그녀의 삶은, 이제부터 비로소 별이 빛나는 아름다운 밤이다. 그 많은 밤을 앞둔 그녀에게.


HAVE A GOOD N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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