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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양 없는 밤 - 박진규

by 충청도 자손박 2016. 2. 10.
교양 없는 밤
국내도서
저자 : 박진규
출판 : 문학동네 2012.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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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소설집, 전자책


박진규의 소설들은 떠나간 자들의 빈자리를 가리킨다. 이제는 곁에 없는 사람들, 그리하여 만날 수 없고 숨결과 체온을 느낄 수 없는 사람들, 그들이 머물다 간 그 쓸쓸한 빈자리에 그대로 멈추어 서게 한다. 흘러가서 돌이킬 수 없는 덧없는 시간을 기억과 추억의 마술로 지금 이곳으로 불러온다.

- 노대원 문학평론가 -


처음 접한 박진규 작가의 소설집.

김성중 작가하고 비슷한 듯(환상성)

탄식을 부르는 이야기들. 매력적이야.

굴절 가장 인상 깊었음.


너무추워

어느 날부턴가 나타나는 죽은 아내, 잔뜩 겁먹고 긴장한 어린아이의 표정을 한 채 검지로 닫힌 방문을 가리키고 있다.


은행강도

이미 죽은 목숨이지만, 자기가 살아 있다고 믿으면서 거리를 어슬렁대는 떠돌이들.

그들을 제거하는 것이 목적인 국가기관 A의 비정규직 a들...


교양 없는 밤

인간의 귀에서 흘러내리는 인간의 경험, 생각, 몽상을 담은 액체를 빨아먹으며 부유하는 부부. 그리고 그들...

우리는 매일매일 버려지는 기억.


국수

어렸을 때 엄마와 같이 갔던 국수집. 죽기 직전에 생각나는건...


굴절

공원에 산책나온 초로의 작가가 젊은 여인을 만나고...


보고 싶은 얼굴

메이크업 학원에 다니는 재수생. 한 극단의 분장을 맡게 되는데...


찬창

고향집 찬창에 있던 업구렁이를 업고 다니게 된 아들.


바르게 바로 서니

사이비 종교. 바른 마음으로 바르게 바로 서니 바로느님. 전갈과 성모.


나는 아내를 오늘 처음 만난 건지도 모른다. 어쩌면 그녀가 나의 아내라는 건 한낱 오해일지도 모른다. 날이 밝으면 우리는 사라진다. 해가 지면 우리는 낮의 사람들이 내버린 쓸모없는 기억으로 태어난다. 볼품없고 육체가 갖추어지지 않은 기억. 어제와 다른 기억. 우리는 그 텅 빈 여백을 채우려 사람들에게 달라붙어 감정과 몽상의 체액을 먹는다. 해가 뜨기 전까지 수많은 타인의 기억이 내 안에서 뒤섞이면 어느새 스스로를 살아 있는 인간으로 믿게 된다. 캄캄한 어둠 속에서 내 것이 아닌 경험이 생각하는 머리와 뜨거운 심장으로 자라난다. 하지만 날이 밝고 눈에 들어오는 모든 사물이 명백하게 모습을 드러내면 아무것도 아닌 나는 사라진다.

- 교양 없는 밤 -


오 분 먼저 결혼하려다가 오 년 안 돼 이혼한다잖아요.

- 찬장 - 


사람들은 약간 배가 고프면 분노가 치민다. 하지만 허기가 겹겹이 층을 쌓으면 사고의 체계가 달라진다. 허기는 그의 나약한 내부를 들러붙은 마지막 자존심마저 갉아먹는다.

- 바르게 바로 서니 - 


"당신의 씨앗은 진정한 순결의 완성체지. 죄악을 타고나는 자손을 만들지 않으니...... 의학적으로 말하면 물론 무정자증이란 이야기겠지만."

- 바르게 바로 서니 - 


사랑이 때론 감정의 게임이 아니라 권력의 게임이란 걸 새영광세대에서 배웠다. 권력을 잃은 자는 떠벌린다.

- 바르게 바로 서니 - 


잠에서 깨어나는 일은 하나의 세계에서 다른 세계로 건너온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란다. 잠의 세계와 깨어 있는 삶의 세계 사이의 경계가 산 자의 세계와 죽은 자의 세계 사이의 경계처럼 느껴지기에 그 순간이 그토록 끔찍스러운 것이다.

- 해설 - 


혐오스러우면서도 풍요를 상징하는 업구렁이의 양면성처럼, 삶 속에서 작동하는 오래된 믿음의 체계는 우리를 불구로 만드는 독이 될 수도 있으며, 술병에 담긴 뱀처럼 진귀한 유산이자 약이 될 수도 있다.

- 해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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