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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장편소설, 전자책
이방인, 뫼르소, "태양 때문에", 태양을 이기고자, 그리고 태양이 내게 쏟아붇는 아른한 취기를 물리치고자.
해설이 압권이네.
異人 : 다른 사람
二人 : 두 사람
"아니 난 자네 말을 믿을 수가 없네. 확신하건데, 자네도 내세의 삶을 희구했던 적이 있을 걸세." 난 당연하다고 대답했다. 하지만 그건 부자가 된다거나, 아주 빨리 헤엄친다거나, 좀더 잘생긴 입을 갖는다거나 하는 걸 바라는 것 이상으로 중요한게 아니었다. 같은 차원의 것이었다. 그런데 신부가 내 말을 가로막더니, 내가 내세의 삶을 어떻게 바라보는지 알고 싶어 했다. 그러자 난 신부에게 소리를 질렀다. "이 현세의 삶을 곱씹을 수 있는 삶이라니까요." 그러고는 즉시 이제 됐다고 신부에게 말했다. 신부가 하느님에 대한 얘기를 더 하려고 했지만, 내가 그 앞으로 다가가서, 마지막으로, 내겐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설득해보려 했다. 난 얼마 남지 않은 시간을 하느님 얘기로 허비하고 싶지 않았다. 신부는 화제를 돌리려고 왜 자기를 "내 아버지"(카톨릭 신부를 부르는 호칭)라고 부르지 않고 "아저씨"라고 부르느냐고 물었다. 이 말에 난 열이 받쳐서 내 아버지가 아니라고 대답했다. 그도 남들과 한통속이었다.
< 1913 ~ 196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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