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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자전)소설, 종이책
< 로맹 가리, 러시아 출생, 프랑스에서 생활, 1914 ~1980 >
농담반 진담반. 이렇게 재미난 사람일 줄은...
앞서 접했던 '그로칼랭'이나 '자기 앞의 생'은 분열증적 문체 때문에 읽기 참 힘들었는데, 이건 그나마 수월했음. 또 유쾌했고.
그래도... 꼭 한두 번씩은 꼬아서 풀어놓는 문장들 때문에 빙빙 도는 건 여전...
2차 세계대전 공군비행사(다수의 훈장, 작품내에서 비하인드 스토리가 밝혀지긴 하지만...).
이방인(러시아)으로서 프랑스 외교관 생활.
꽤나 성공한 작가(현재까지도 유일무이한 콩쿠르상 2회 수상자 - 로맹 가리, 에밀 아자르(필명)).
49세 때 24살 차이나는 미국 여배우 진 세버그와 재혼. <- 제일 부러움
한 인간이 한 생에 이 정도 했다면. 그 만큼 극성맞은 조력자(어머니)가 없는 게 더 이상한.
대단한 어머니에 대단한 아들내미다...
나는 바다에 대해 말할 줄 모른다. 내가 아는 모든 것은, 그것이 일시에 나를 내 모든 의무로부터 해방시켜준다는 것이다.
모든 전선에서 현실에 의해 공격당하고, 각 분야에서 격퇴당하여, 도처에서 자신의 한계에 부딪히지 않을 수 없었던 나는 상상의 세계로 은신하여, 내가 만들어낸 인물들을 통해 의미와 정의와 동정심으로 가득 찬 삶을 사는 버릇을 갖게 되었다. 이렇다 할 문학적 영향을 받지 않고, 본능적으로 나는 유머라는 것을 발견해내었다. 현실이 우리는 찍어 넘어뜨리는 바로 그 순간에도 현실에서 뇌관을 제거해버릴 수 있는 완전히 만족스럽고도 능란한 방법말이다.
어쩌면 어떤 언어를 모른다는 것은, 사람들 사이에 관계를 본질적인 것으로 이끌어감으로써 단순하게 만들기까지 한다.
나는 내 품 안에 잠든 루이종을 바라보며 끔찍한 하룻밤을 보냈다. 잠에 빠져 있는데도 그녀의 얼굴은 쾌활함으로 빛났다. 나는 오늘까지도 내가 그녀를 사랑했던 것인지, 아니면 단순히 그녀에게서 눈을 뗄 수 없었던 것인지 모르겠다.
순식간에 피가 바지에 배어 손에 흥건히 고여들었다. 아주 다행스럽게도 우리는 바로 전에 가장 중요한 곳을 보호하라고 철모를 배급 받았었다. 영국인이나 미국인들은 당연스럽다는 듯 그것을 머리에 썼다. 그러나 프랑스 인들은 모두, 그들이 훨씬 소중하게 생각하는 부분을 덮는 데 사용하고 있었다. 나는 얼른 그 철모를 들추고서, 제일 중요한 곳은 무사히 건져냈음을 확인하였다. 어찌나 안심이 되었던지 우리가 처한 상황의 심각함조차 특별히 대단하게 생각되지 않을 지경이었다.
나는 짐승들의 눈 속에서 내가 보는 것이 정확히 무엇인지 모른다. 그렇지만 그들의 시선속에는 어떤 무언의 힐난과 어떤 이해력 상실의 표정과 어떤 질문이 깃들어 있어, 나에게 무엇인가를 생각나게 하고, 그래서 나를 완전히 뒤흔드는 것이다.
< 진 세버그 >
< 로맹 가리와 진 세버그 >
< 로맹가리와 그의 어머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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