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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학 에세이 - 진중권

by 충청도 자손박 2015. 12. 16.
미학 에세이
국내도서
저자 : 진중권(JUNGKWON CHIN)
출판 : 씨네21북스 2013.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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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 전자책


미학(美學)

「예술 · 자연 · 인생 따위 위에 널리 경험되는 다양한 미를 미적(美的 das Ästhetische)이라 총칭하고, 이 미적 현상이 지닌 본질이나 법칙성을 명백히 하는 학문」


즉. 아름다움을 느끼는 의식구조를 탐구하는 학문


회화, 조각, 철학, 문학 등을 근거로 사회적 이슈와 주위현상에 대한 '의견'과 '물음'을 던지는.

'예술가들 - 예술에 대해 다시 묻다' 와 '평론에 관하여 - 평론의 역할은 무엇인가' 가 특히 좋았음.

저자가 특정 당파의 정치적 이해관계를 가지고 있기도 하고, 여론에 끼치는 영향도 적지 않은 터라 견제의 시각을 가지고 읽을 필요는 있어 보이나, 내 가치관 내에서는 대부분 합리적인 논지들 이었음.



이 세상에는 세 가지 종류의 제작자가 존재한다. 신은 '창조자'로서 단 하나의 책상, 즉 책상의 이데아를 만든다. 장인은 '제작자'로서 이 이데아를 본떠서 여러 개의 책상을 만든다. 반면 '모방자'는 거울을 들고 장인이 만든 책상의 외관을 그저 흉내낼 뿐이다.

- 세계의 자화상 -


기억을 스트레이트 포토로 찍을 수는 없는 일. 그것은 연출을 통해 회화처럼 그려져야 한다.

- 사진은 회화처럼 - 


취미에도 '좋은' 취미와 '나쁜' 취미가 있다. 모든 취향이 동등하다면, 공모전을 뭐 하러 하며, 미술관에 '이발소 그림' 대신에 굳이 비싼 피카소의 그림을 걸어놓는가? 대중문화도 마찬가지다. 취미에 기준이 없다면, <슈퍼스타 K>도 굳이 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오디션 프로그램 시청자 역시 각자 나름의 취향을 갖고 있을 거다. 그들 역시 누가 뽑힐지 예상하고, 그 예측들은 대체로 맞아떨어진다.

- 평론가라는 기생충 -


장인은 오랜 학습을 통해 습득한 예술의 기법을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사람이다. 천재는 다르다. 그는 "규칙을 따르는 사람이 아니라 규칙을 제정하는 사람"이다. 낭만주의 예술가는 이렇게 타고난 재능에 따라 예술의 규칙을 제정하는 입법자다.

- 입법자로서의 비평가 -


비평의 가장 중요한 기능이 창작에 피드백을 주는 것이라 할 때, 큐레이팅 못지않게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작품의 구입이다. 아무리 예술혼에 불타는 작가라 하더라도, 어느 정도 팔리는 작품을 제작할 수 밖에 없다. 그런 의미에서 공공이나 사설 미술관에서 컬렉션을 위해 구입할 작품을 선정하는 것이야말로 가장 유물론적인 비평이라 할 수 있다. 그 행위를 통해 미술관은 작가들에게 앞으로 창작되어야 할 작품이 무엇인지 강력히 지시하기 때문이다.

- 입법자로서의 비평가 -


가령 바누아투 공화국의 말라쿨라 섬에서는 편두를 가진 사람이 지적으로 뛰어나고, 영적 세계에 더 가까이 있는 것으로 여겨진단다. 물론 지적, 영적으로 우월한 자는 사회적 신분도 우월할 것이며, 미적으로도 아름다워 보일 것이다. 미는 사회적으로 바람직한 것의 표상과 결합되어 있기 때문이다.

- 우월함을 어떻게 과시되는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