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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소설(프랑스), 1997년, 종이책
라일라, 아프리카, 프랑스, 미국, 인신매매...
인신매매 당한 아프리카계 소녀 라일라가 존재에의 불안에서 해방되기까지 영겁의 시간 같았던 그날들을 함축한 대서사.
천명관 작가의 '고래' 속 춘희가 생각난.
그녀는 탁류에 휘말린 한 마리의 연약한 물고기이지만, 그러나 그녀는 태어날 때부터 황금빛을 지니고 있었던 물고기였다. 순진무구한 천진성과 더불어 강한 생명력을 타고난 그녀는 어디에도 얽매이지 않는 자유로운 몸과 마음으로, 심지어 스스로 자신의 삶을 방기하는 듯한 태도를 보이기도 하며 거친 세파를 해쳐나간다. 그리하여 남들의 시선 밑으로 몸을 낮추어 수많은 올가미 사이를 빠져나가 마침내 자신의 기억 밑바닥에 가라앉아 있는 출발의 장소로 돌아간다. 이때 그녀에게서 그 표류의 과정은 출발점 혹은 원점에로의 여행에 다름 아니게 된다. 표류가 진행되는 동안 삶도 더불어 영위되어나가듯이, 고향에 도착했을 때 비로소 그녀는 자신의 표류가 그곳에 도달하기 위한 항해였음을 깨닫게 되는 것이다. 그 결과, 이제 그녀의 지나온 삶 그 자체는 자기 자신까지 포함하여 표류하는 다른 모든 이들을 향해 그어진 하나의 작은 성호로 우리 사이에 자리잡게 된다.
- 해설 -
< 르 클레지오, 194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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