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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소설, 종이책
교통사고, 전신마비, 홀로 살아남은 남자, 아내의 엄마, 정원의 커다란 구멍
스릴러...미저리, 히가시노 게이고 플롯, 박범신 '당신'의 배경, 오싹함
예전에 읽었던 '선의 법칙'이 그리 좋은 인상은 아니었는데,
요번작품은 흡인력도 좋았고, 재밌었음.
장르성격이 강하면서, 순수한국문학이라 불리는 것들이 가진 경향(중첩 레이어)을 체화한 느낌.
박범신 작가의 '당신'의 배경이 되었던 정원딸린 외딴집이 떠올랐음.
'당신'에서는 때늦은 사랑의 완성을 위해 누군가를 묻었다면
'홀'에서는 집착과 상실을 채우려 누군가를 묻는다.
묻는 자와 묻히는 자 중 누구의 얘기를 먼저 들을것인가?
갑작스레 홀에 빠져버린 인간들이 공유하는 처절한 시간들.
사십대야말로 죄를 지을 조건을 갖추는 시기였다. 그 조건이란 두 가지였다. 너무 많이 가졌거나 가진 게 아예 없거나. 즉 사십대는 권력이나 박탈감, 분노 때문에 쉽게 죄를 지었다. 권력을 가진 자는 오만해서 손쉽게 악행을 저지른다. 분노나 박탈감은 곧잘 자존감을 건드리고 비굴함을 느끼게 하고 참을성을 빼앗고 자신의 행동을 쉽게 정의감으로 포장하게 만든다. 힘을 악용하는 경우라면 속물일 테고 분노 때문이라면 잉여일 것이다. 그러므로 사십대는 이전까지의 삶의 결과를 보여주는 시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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