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 - 오스카 와일드

by 충청도 자손박 2016. 10. 9.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
국내도서
저자 : 오스카 와일드(Oscar Wilde) / 윤희기역
출판 : 열린책들 2010.12.20
상세보기


장편소설, 1891
년, 영국, 종이책

철저한 유미주의 신봉서. 예술을 위한 예술.
나르시시즘, 지극히 단순 플롯, 대화체, 철학, 사상주입, 비극, 동성애, 몰상식, 이기주의, 극단적 이기주의, 역겨운 합리화 과정, 미문, 방대한 인용
쉽지 않음. 맘 먹고 한달은 파야 할 듯.

영혼의 복잡성을 무시한 채, 배제한 채, 이상적인 자아를 추구하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를 극화시킨 작품.


뇌는 스스로가 먹고 살찌울 나름의 식량을 간직하고 있었다. 그리고 공포로 괴상망측하게 변하고 고통에 찌든 생명체처럼 이리 비틀리고 저리 뒤틀린 상상력은 연단 위의 어떤 보기 흉한 꼭두각시처럼 애처로운 표정의 가면 속에서 징그러운 웃음을 흘리며 춤을 추고 있었다.

슬픔이 담긴 그림처럼 심장이 없는 자의 얼굴
- 셰익스피어 '햄릿' 4막 7장 108~109행 -

나이 든 사람의 비극은 그 사람이 나이가 들었다는데 있는 것이 아니라 그사람이 여전히 젊다는 데 있네.

글 이라는 것이 우리의 생각을 정연하게 정리하고 절제하게끔 하는 수단이라면, 말은 어느 한곳에 앉았다가는 어느 순간 달아나는 새처럼 끊임없는 변화와 흐름 속에 있는 우리의 생각을 더 자연스럽게 표출하는 수단이다.
- 윌리엄 제임스 '심리학의 원칙들' - 

도리언 그레이는 오스카 와일드 자신이 그토록 되고 싶었던 존재이고, 핸리 워튼 경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자신의 모습이고, 바질 홀워드는 실제 자신의 모습이라 했단다.


< 오스카 와일드, 아일랜드 태생, 1854 ~ 1900 >
진실은 명쾌하지도, 단순하지도 않다.

<르네 마그리트, 연인, 1928>


페르소나(persona). 나는 여러 개의 가면을 바꿔 쓰며 산다. 


1. 내 가면은 나와 네(너희들) 사이의 완충제로 작용하며

2. 그 가면이 가진 완충력에 따라 크고 작은 감정의 흔들림을 경험하고

3. 흔들림의 정도에 따라 일탈의 형태를 결정하고

4. 결정된 일탈이 실행되어 지며 가면에 균열이 일어나고

5. 균열이 일어난 특정 부위에 새로운 물질을 쭉 짜 넣어 메운다

6. 뫼비우스의 띠처럼 끝나지 않는 '가면 보수작업'이 지난하게 이루어지는 중에

7. 네(너희들)가 '넌 XXX 한 것 같아' 라는 식으로 나를 재단해 버리고

8. 네(너희들)가 맞춤하게 재단한 '개성'이라는 옷을 걸치게 된다.

9. 가면을 열심히 갈고. 닦고. 메우던. 내가. 아이러니하게도 가면의 '개성'에 굴복하지 않으려 발악하다가

10. 진정한 나는 가면'들' 뒤에서 한없이 비루해져만 간다.

11. 1부터 다시 시작이다.


'내가 보는 나'와 '네가 보는 나'의 간극은 멀어지기만 할 뿐 좁혀지기는 참. 힘들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