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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을 공부하는 슬픔 - 신형철

by 충청도 자손박 2019. 3. 2.
슬픔을 공부하는 슬픔
국내도서
저자 : 신형철
출판 : 한겨레출판 2018.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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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종이책


한 작가에 대해 신속, 정확하게 알고 싶으면 일단 세 권의 책을 읽으면 된다. 데뷔작, 대표작, 히트작. 데뷔작에서는 한 작가의 문학적 유전자가 고스란히 들어 있기 때문에. 대표작에서는 그 작가의 역량의 최대치를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대표작에서는 그 작가의 역량의 최대치를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히트작은 그가 독자들과 형성한 공감대의 종류를 알려 주기 때문에 읽을 가치가 있다.



플라톤의 <향연>에서 아리스토파네스가 들려주는 이야기는 이미 널리 알려져 있으니 골자만 간단히 옮겨보자. 아주 먼 옛날, 인간은 두 개체가 한 몸으로 붙어 있었고, 옆구리와 등이 둥글어서, 전반적으로 구에 가까운 모양이었다는 것. 얼굴은 서로 반대 방향을 바라보고 있었고, 네 개의 팔과 다리로 민첩하고 유연하게 움직였다는 것. 어떤 성별의 개체로 조합돼 있는가에 따라 세 종류로, 즉, '남자+남자', '여자+여자', '남자+여자', 이상 세 개의 유형으로 분류될 수 있었다는 것. 그들은 능력이 대단했으며 또 그런만큼 오만해서 급기야 신들을 공격하기 위해 하늘을 침공하기까지 했다는 것. 그래서 제우스가 고심 끝에 인간을 모두 반으로 쪼개버렸다는 것. 그러자 인간들은 잃어버린 반쪽을 그리워하며 시름시름 앓다가 죽어갔다는 것. 그래서 제우스는 그전에는 바깥쪽을 향해 있던 인간의 성기를 안쪽으로 돌려놓아서 남성과 여성이 서로 결합하고 출산하여 종을 유지할 수 있게 했다는 것. 결론은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결과적으로 우리들 각자는 하나가 둘로 나뉘어진 존재, 즉 반편의 사람이어서, 그 모습이 마치 넙치 같다네. 그리하여 우리들 각각은 자기로부터 나뉘어져 나간 또 다른 반편을 끊임없이 찾게 되는 거라네.(...) 그래서 우리는 그 하나가 되고자 하는 욕망과 노력을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부르게 된 것이라네.


그러기에 우리 각자는 한 인간의 부절(물건을 반으로 쪼개 나눠 갖고 나중에 맞춰보아 상대방의 신분을 확인했던 것)이네 마치 넙치들 모양으로 하나에서 둘로 잘라져 있으니까 말일세. 각자는 자신의 부절을 하염없이 찾아나닌다네.(...) 그래서 그 온전함에 대한 욕망과 추구에 붙여진 이름이 사랑(에로스)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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