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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신세계 - 올더스 헉슬리

by 충청도 자손박 2017. 10. 25.
멋진 신세계
국내도서
저자 : 올더스 헉슬리(Aldous Leonard Huxley) / 이덕형역
출판 : 문예출판사 1998.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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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소설, 종이책

<생물학의 신이론>이라는 것이 무스타파 몬드가 방금 다 읽은 논문의 표제였다. 그는 잠시 명상하듯 얼굴을 찌푸리고 앉아 있다가 이윽고 펜을 들고 속표지를 펼치고 썼다.
'목적개념에 대한 필자의 수학적 검토는 참신하고 극히 독창적이지만 이단적이다. 현재의 사회질서에 관한 한 그것은 위험하고 해로운 요소가 잠재되어 있음. 출판불허.' 그는 출판불어하는 말에다 밑줄을 그었다.
'이 필자를 감시하기 바람. 세인트 헬레나 섬의 해양생물학 연구소로 전보발령을 내릴 필요가 있을지도 모른다.' 서명을 하면서 가엾게 되었구나 하고 그는 생각했다. 그것은 걸작이다. 하지만 일단 목적론적 해석을 용인하기 시작하면-그 결과가 어떻게 될지 누가 아는가! 그것은 상층계급 사이에서 확고한 사상을 지니지 못한 자들이 받은 조건반사 교육을 백지로 돌릴 가능성이 있는 사상이다. 지고의 선으로서의 행복에 대한 그들의 신념을 상실케 하고 그 대신 인간의 최종목적이 어느 피안에 있다고 믿게 할 위험이 있는 사상이다. 최종목적이란 현재의 인간 영역 밖에 있으며 인생의 목적이란 행복의 유지가 아니라 의식의 강화와 세련이며 지식의 확대라는 믿음을 심어줄 위험이 있는 사상이다. 사실 그것이 옳은 생각인지도 모른다고 총통은 생각했다. 그러나 현재의 여건으로서는 용인할 수 없다. 그는 다시 펜을 들어 출판불허라는 단어 밑에다 두번째 줄을 그었다. 먼저 그었던 줄보다 더 두껍고 더 진했다. 그는 다시 한숨을 지었다. '행복에 대한 사색을 허가할 수 없다니 이 얼마나 우스꽝스러운가!' 하고 그는 생각했다.


< 1894 ~ 1963, 영국 >